
12월 8일 오후 8시. 메가박스 M관에서 007 카지노로얄 시사회가 있었다. 금요일 저녁이라서 그런지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삼성역에 내리자마자 시작된 인간의 물결이 코엑스 입구까지 이어졌다. 다들 어디서 기어나온 거야?
바글바글한 인파를 힘겹게 헤치고 겨우 메가박스에 도착했다. 간단히 식사를 하고 새단장을 한 M관에 들어갔는데 입구에서 팝콘과 콜라를 공짜로 나눠주었다. 오호, 이게 웬 떡! M관에 들어서자 첫 눈에 들어온 것은 달라진 의자와 경사도였다. 부드러운 벨벳으로 된 의자는 양쪽 팔걸이가 넓직해서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을 것 같아서 좋았다. 실제로 영화 관람 도중 옆사람을 건드리는 일이 없었다. 다만 넓어진 팔걸이에 비해 음료수대는 약간 낮아져서 뚜껑 없는 음료를 가져온 사람은 손가락이 퐁당 빠질 염려가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스크린은 앞쪽에 앉은 사람은 한눈에 보기 어려울 정도로 넓어졌다다.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스크린 크기가 이 정도는 돼야 영화를 볼 만하지. 하지만 사운드에서는 별 감흥이 없었다는 건 아쉽다. 채널 분리가 그리 명확하지 않고 어딘가에서 뭉쳐있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이건 주관적인 생각이라는 걸 굳이 밝히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영화보다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 보자면,
- 대니얼 크레이그는 적절치 않은 캐스팅인 것 같다.
- 하지만 에바 그린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그녀의 팬이 될 것 같다.)
- 그리고 제대로된 악역이 없었다.
대니얼 크레이그를 얼마나 싫어했는지 007팬들이
보이콧 사이트를 만들기도 했었다(지금은 사라진 듯하다). 내가 보기에도 카리스마는 없는 것 같고 평범한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007보다는 오히려 악당 역을 맡았다면 어울리지 않았을까.
에바 그린은 몽상가들과 킹덤 오브 헤븐에 출연했던 여배우인데 나는 두 영화를 모두 보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저 007에 출연한 것으로만 느낌을 얘기해 보자면 가히 매력적인 배우라고 할 수 있다. 얼굴, 몸매, 목소리 등 사람을 확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분명 다른 영화에서는 다른 느낌이 올 것 같으니 이 여자에 대한 건 다른 영화를 본 후에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 보고 싶다.
악당이 몇 명 나오긴 하는데 메인 악당이라고 할 만한 캐릭터가 빚쟁이에 협박을 받질 않나, 전혀 예기치 못한-영화 내에서 딱 한 씬 등장했었던- 엉뚱한 캐릭터가 모든 사건을 뒤에서 조종한 것처럼 나오질 않나, 악역이 많아서 누가 메인인지 알 수 없었고, 행사 퍼레이드를 감상한 것 같은 기분이다.
갓 살인면허 '00'을 갖게 된 본드는 무대포에다 저돌적이었다. 정말 무식해.
★★★☆
(별 다섯 개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