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꾸준히 오르고 올라서 드디어 노트도 마음대로 사지 못하는 시대가 찾아왔다. 문구점에서 노트 한 권 사려면 종이 질도 좋지 않고 장 수가 많지 않은 저급 노트가 3,000원이나 한다. 비싸기도 하고, 낮 시간 동안에는 더워서 집중도 안 되는 바람에 선풍기를 틀어놓고 방바닥에 앉아서 노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제책 방법을 검색해서 그대로 따라했는데, 어라, 생각보다 쉬웠다.
A4 용지를 반으로 접어서 가운데를 실로 꿰고 책등에 목공용 본드칠을 해서 붙이면 끝난다. 튼튼한 것을 원한다면 세양사나 거즈를 책등의 2, 3배 너비로 잘라 붙여도 좋다. 다만 종이를 반으로 접는 게 귀찮다. 하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나만의 노트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표지, 내지, 책갈피 끈을 달 수도 있고 연장이 있다면 구멍을 뚫어서 고무줄을 연결할 수도 있다. 어떤 재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각양각색으로 만들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내가 만든 노트를 본 사람들이 한 권씩 달라고 하기 시작했는데 그 많은 종이를 언제 다 접는다냐. 하하하! 갑자기 만사가 귀찮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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