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겨울 즈음, 내비게이션(아이나비 M1)이 현재 위치를 탐색하는 데 오래 걸렸습니다. 내비게이션에 문제가 있나 잠깐 고민했지만, 얼마 지나면 잘 작동하기에 그냥 넘어 갔었죠. 그러더니 지난 2015년 1월 초에는 현재 위치를 탐색하는 데 10분 넘게 걸리더군요. 뭔가 문제가 생겼다 싶었습니다.
구글에 검색해 보니 GPS 백업배터리가 방전되면 GPS수신이 오래 걸린다는 글을 여러 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곧바로 교체 작업에 착수했죠. DIY 초보에 평소 손재주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저로서는 큰 모험입니다. 가슴이 두근두근하네요.
준비물
- GPS 백업 배터리(MS621FE)
- 안경 십자 드라이버
- 인두기
- 실납
- 카드(못 쓰는 것이면 좋음)
- 칼
- 샤프(선택)
- 핀셋(선택)
배터리는 오픈마켓에서 500원이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근데 배송료가 2,500원... -_-; 그리고 내비의 나사가 작기 때문에 안경 드라이버가 딱 맞아요. 핀셋은 칼로 얇게 자른 실납을 옮길 때 사용합니다.핀셋 대신 칼을 사용해서 괜찮아요.
자, 아이나비 M1입니다. 2009년부터 7년째 사용 중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여기저기 보이네요.
커버를 분리하기 위해서 SD카드를 뺍니다. 7년 전 거금을 들여 아이나비 정품으로 구입했었죠.
샤프를 이용해서 나사 보호용 고무를 빼냅니다. 샤프가 없으면 칼을 이용해도 됩니다. 네 군데 고무를 빼내고 나사를 풉니다.
나사를 풀고 카드를 이용해서 앞커버와 뒷커버의 사이에 지그시 찔러 넣습니다. 사방에 빨간 동그라미 부분처럼 걸리는 부위가 있지만 카드로 살살 벌려 주면 벌어집니다. 제품이 플라스틱 재질이라 미끄러워서 벌리기 힘들었어요. 이 작업이 제일 힘듭니다. -.-
앞커버 분리 완료. 터치 액정이 속살을 드러냈네요.
터치 액정을 조심스럽게 아래로 옮기면 알루미늄판이 나옵니다.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의 나사를 풀어 줍니다.
나사를 다 풀었으면 알루미늄판을 살짝 들어서 떼어 냅니다. 참 쉽죠잉?
기판이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건전지가 보이질 않네요. 아무래도 뒷면에 숨어 있나 봅니다. 어쩌면 이게 뒷면이고 반대쪽이 앞면일지도...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의 나사를 풀고, 핑크색 동그라미 부분의 단자를 분리합니다. 핑크색 단자는 좌우 스피커와 버튼입니다.
기판을 뒤집습니다. 이때 왼쪽 위에 있는 선이 끊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GPS 백업배터리가 여기 있었군요. 검정색 스티커를 떼어냅니다.
이 배터리를 떼어냅니다.
저는 떼어낼 때 너무 힘을 줬는지 기판까지 뜯어져 버렸습니다;; 혹시 실수를 저지른 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3.3V가 정격 전압인데 떼어낸 배터리의 전압은 약 2.6V군요. 6년 넘게 썼는데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어서 놀랐습니다. 배터리짱 수고했어.
새 배터리를 자리에 맞춰서 올려놓습니다. 핀셋으로 배터리를 잡고 있으려니 이리저리 움직여서 너무 불편하더군요. 그래서 테이프로 붙여버렸습니다. 훨씬 낫네요.
새 배터리의 전압도 재어 볼까요? 헉! 2.7V입니다. 뭐야, 이거... 기존 것과 얼마 차이 안 나잖아. 이걸 끼워도 작동할지, 기판이 뜯어졌는데 접지는 될지 몹시 걱정됩니다. -_ -
인두를 달궈서 옷핀에다 납땜 연습을 했는데... 저 가늘디 가는 배터리 양극을 납땜하기엔 인두끝이 너무 뭉특하고 실납은 미치도록 굵습니다. 아아, 멘붕... 로봇이 아니고서야 저의 납땜 실력으로는 100% 실패할 겁니다. 머리를 굴려서 실납을 얇게 썰어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한석봉의 어머니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썰면 좀더 잘 썰립니다(?).
핀셋 끝이 가늘고 길어서 얇게 썬 실납을 배터리의 +, -극에 올려놓기 좋군요. 하지만 납이 너무 얇아서 잘 붙을까 걱정되네요. 그래서 극마다 실납 두세 개 정도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납땜. 후덜덜하네요. ~_~
조립은 분해의 역순. 아시죠?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내비에 전원을 연결해서 GPS 수신 테스트를 해 봤습니다. 다행히 금방 수신하네요.
일단 배터리만 새로 장착했고 아직 주행 시 내비 테스트를 해 보진 않았습니다. 조만간 주행 후기를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