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디스크와 패드에 이상 발생?
추석을 맞아 고향이 내려 가기 전에 EF소나타의 종합 점검을 했습니다. 항상 장거리 운행을 하기 전에는 점검이 필수입니다. 즐거워야 할 귀성길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려는 목적이죠. 점검 서비스는 명절 또는 휴가철이 가까워지면 대부분의 카센터에서 무료로 해 줍니다. 물론 이상이 생긴 부분은 비용을 지불하고 수리해야 합니다(점검만 무료예요). 저의 차량은 연식이 오래되어서 점검을 좀더 꼼꼼하게 해 줘야 합니다.
담당 정비사께서 각종 오일류, 벨트류, 제동장치 등을 점검했는데 대부분 상태가 양호하지만 디스크로터(이하 디스크)와 브레이크 패드가 오래되어서 제동 능력에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정비사의 말을 듣고 속으로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얼마 전부터 주행 중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페달이 덜덜덜 떨리는 진동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역시 차량 점검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부품을 직접 구입하면 훨씬 저렴하다
일반 카센터에서 부품 구입 및 교체 공임은 예상보다 비싼 경우가 많죠. 그래서 좀더 저렴한 방법을 찾아보다가 인터넷으로 부품을 미리 주문 후 가져가면 공임비만 받고 교체해 주는 공임나라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 방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카센터에서 디스크와 브레이크 패드를 일괄적으로 교체하는 비용은 대략 22만원이지만 부품을 주문해서 공임비를 지불하면 약 13만 원 정도로 줄어듭니다. 이 방법으로 약 8만 원 정도 절약할 수 있는 것이죠.
제가 구입한 건 15인치 평화 발레오 디스크입니다. 인터넷에서 약 4만원 안쪽으로 좌우 한 쌍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에 납품하는 회사가 제작했고, 성능이 순정품 못지 않다는 사용기를 읽고 구입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성능은 순정품과 비슷하다는 평이 많네요. 참고로 EF소나타 15인치 순정 디스크의 가격은 약 12만원입니다.
브레이크 패드는 상신 하드론입니다. 역시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어요.
빨간색이 아주 예쁩니다. 제가 빨간색을 좋아해서 그런 건 아니에요. 비닐봉투 안에 든 건 사용설명서와 내열 그리스입니다. 설명서에 어떻게 장착하는지, 그리스는 어디에 바르는지 안내되어 있습니다.
"잠깐! 디스크, 브레이크 패드, 캘리퍼가 뭐야?"
디스크는 CD처럼 생긴 커다란 원형금속판입니다. 정식 명칭은 디스크 로터(Disc rotor)입니다. 브레이크 패드는 캘리퍼에 고정되어 있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캘리퍼가 움직여서 양쪽 패드를 디스크에 밀착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브레이크 패드는 브레이크 디스크와 마찰, 즉 제동력을 일으킵니다. 그러면 차가 멈추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http://www.akebono-brake.com/
장착해 줄 카센터로
이 제품들을 장착하기 위해 공임나라 하남점에 방문했습니다. 이 곳이 공임나라 본점이기 때문인지 대기 중인 차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미리 예약하고 가면 기다리지 않고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세요.
차량을 리프트로 들어올린 후 앞바퀴 두 개를 모두 떼어내면 브레이크 디스크와 패드및 패드를 감싸쥔 캘리퍼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15년 된 차량답게 먼지가 꼬질꼬질하네요.
으악! 자동차에 대해 무식한 제가 봐도 디스크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 동안 이런 걸레짝 같은 디스크를 달고 주행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네요. 브레이크에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자마자 바로 점검받은 건 참 잘한 것 같습니다.
디스크에 중간중간 뒤틀림과 곰팡이가 핀 것처럼 부식이 있네요. 지나가던 정비사분이 슬쩍 보시더니 헛웃음을 터뜨리시더군요. 왠지 무척 민망했습니다. ㅜ.ㅜ
브레이크 패드는 대부분 양쪽이 비슷하게 닳아야 정상인데 한쪽만 심하게 닳아 있었습니다. 안쪽 패드에만 힘이 들어간 것 같아 보입니다. 정비사분께서 보시더니 패드를 잡아주는 캘리퍼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패드가 한쪽만 닳았을 거라고 하시네요.
만약 캘리퍼를 교체하려면 양쪽을 동시에 교체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정품 가격은 한쪽에 13만원씩 양쪽에 26만 원. 제가 예상한 비용을 훌쩍 넘어갔습니다. 생명에 직결되는 부분이라서 바로 교체하고 싶었지만 수중에 돈이 없어서 고민이 되더군요. 잠시 후 담당 정비사님에게 현재 캘리퍼로 타다가 교체해도 되겠냐고 여쭤보니 저의 고민을 눈치채셨는지 일단 그냥 타고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교체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어찌됐든 새 디스크로 교체! 반질반질 윤이 나네요.
브레이크 패드에 내열 그리스를 잊지 않고 바른 후 장착완료!
상신 하드론 패드 & 평화 발레오 디스크로터 사용 후기
패드와 디스크로터를 교체한 후 대략 900km를 주행한 소감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느낌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임을 미리 밝힙니다.
1. 장착 직후
공임나라를 나서서 처음 신호대기를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데 "어? 브레이크가 안 들어!"라고 저도 모르게 외칠 정도로 브레이크가 안 들었습니다. 안 그래도 밀리는 성향인 EF소나타의 브레이크가 더욱 더 밀립니다. 겨터파크가 터진 것 같고 손에서는 땀이 흥건해졌습니다. 디스크로터에 그리스를 바른 게 아닌가 확인해 보고 싶은 충동이 일 정도였어요. 그래서 속도를 내는 게 망설여졌고 저멀리 정지 신호등이 보이면 한참 전부터 속도를 줄이며 운전했습니다. 덕분에 뒷차가 욕 좀 했을 거예요.
역시 새 패드가 맞구나 싶었던 일이 하나 있었는데요.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패드가 디스크로터와 마찰되면서 독특한 냄새(?)가 나더군요. 아주 미세했지만 창문을 열고 주행했기에 맡을 수 있었어요. 아마 초반이라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 신경 쓰이는 부분은 아니에요. 냄새보다는 제동력이 이전의 3분의 1도 안 나오는 게 큰 문제... -_ -;
2. 300~400km 주행 후
제동을 위해 '이 정도 거리니까 이 정도 깊이로 페달을 밟으면 멈추겠지'라고 생각하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여전히 사정없이 밀립니다. 그 두 배 정도를 깊게 밟아야 그나마 제동됩니다. 장착 직후보다는 약간 나아졌지만 여전히 많이 밀려요. 이 정도 탔으면 제동력이 돌아올 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좀 어리둥절하더군요. 그래도 믿고 계속 가 보기로 했습니다.
3. 800~900km 주행 후
이제야 정상 제동력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입니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제동력이 많이 향상됐습니다. 한 8, 90%쯤이랄까? 거의 돌아왔어요. 제동을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깊이가 줄어들었음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아마 좀 더 길들이면 100%로 돌아올 것 같아요.
총평
저렴한 가격이지만 합리적인 성능!
그러나 길들이기 전까진 참기름 브레이크라는 것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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